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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똑똑한 사람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지능과 성실이 조금 전 까지의 똑똑함의 정의였다면 오늘의 똑똑함은 지능 + 성실만으로는 안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똑똑히 느낄 수 있다. 전 세계 나라별 평균 지능 상위 10개국을 살펴보면 재밌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위 싱가포르 107.1 2위 중국 105.8 3위 홍콩 105.7 4위 한국 104.6 5위 대만 104.6 6위 일본 104.2 7위 핀란드 100.9 8위 캐나다 100.4 9위 네덜란드 100.4 10위 리히테 슈타인 100.3
6위까지는 모두 동양권으로 압도적인 지능지수이다. 6위 일본과 7위 핀란드의 격차는 무려 3.3이다. 물론 그렇다고 핀란드가 결코 낮은 건 아니다. 전 세계 평균 IQ는 87.12이니까. 더 재밌는 건, 10위 중 미국은 없다. 우리가 아는 역사상 수많은 천재를 배출한 영국도 프랑스도 이탈리아도 독일도 없다. 모두 차치하고 미국이 없는 건 충격적이다.
똑똑한 사람은 생각을 실행으로 옮길 가능성이 작다고 한다. 아니라고?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다. 내가 봤던 똑똑한 사람들도 언제나 남들보다 한 단계 앞서가는 느낌이었으니까. 하지만 빨라 보이는 건 지능이 높아 사고의 속도가 빠른 것일 뿐 생각한 걸 실행으로 옮기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연구에 따르면 지능이 높은 사람은 지능으로 인한 좋은 학습 결과가 쌓여 행동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사고만으로 끝까지 검증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어떤 연구였는지 까먹었는데 다시 찾으면 추가하겠다.)
린 스타트업이니 애자일이니 언런(un.learn)이니 하는 게 유행하는 이유는 어쩌면 똑똑한 사람들의 이런 편향을 부수려는 시도인지도 모른다. 책에서 마스다에게 느낀 감정이 바로 그랬다. 똑똑함을 억지로 지워보려는 노력. 세상에 똑똑하고 세련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머릿속에서만 뱉어낸 결과물들로 멋드러지게 펼치는 아이디어와 기획, 컨셉이 아닌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실제로 걸어보고 피부로 느낀것들을 차곡차곡 쌓아 건네보려는 자세가 마스다에게 있었다. 한동안 한국에 츠타야 열풍이 불어 너도나도 일본에 츠타야를 구경하러 가는 동안에도 궁금하지 않았던 츠타야가 그의 글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가보고 싶어졌으니까.
고객을 진심으로 생각하면 자연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말은 보기에만 좋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고객을 진심으로 생각하면 무조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고 내 머릿속에만 좋아보이는 것들을 그대로 꺼냈을 때 실패하는 경우는 수없이 많이 봐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높이 평가받고 대중은 모르는 서비스가 자연히 없어지는 사례들 말이다.
어디로 가야 고객을 만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간접 체험이라도 할 수 있을까. 친구나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의 입장도 헤아리지 못해 우리는 거꾸러지고 상처받는다. 남이 되어보는 일이란 이토록 어렵지만 그래도 또 계속 시도해봐야지. 나도 라식수술을 하면 세상이 달리 보이려나. 50세 언저리의 고등학생 자녀를 가진 여성의 눈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으려나.